변신(Transmogrify)
백희갤러리 구지언 초대展
2018.11.07-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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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지언 Jiun Koo
구지언은 인공적인 색감과 터치를 통해서 ‘여자’라는 주제를 다루며 작업을 해나간다. 에어브러시 기법을 이용한 아크릴 페인팅을 주로 하며 플라스틱 레진을 이용하여 캐스팅을 하거나 3D입체 조형물을 만들기도 한다. 이전에는 화장이라는 소재를 여자의 얼굴을 감싸는 ‘막’으로 해석하는 작업을 통해 여성이 그 스스로 가지고자 하는 ‘겉’ 자아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화장이라는 행위는 또 하나의 대상을 만드는 것으로 원래의 얼굴 상태에 조금씩 선과 색을 더해나가는 과정은 그 과정만으로도 색다른 행위이지만 결과물은 더욱 흥미롭다. 인간의 얼굴이 가진 결점을 극복함으로서 겉(외모)을 더욱 돋보이게 할 수도 있고, 혹은 또 다른 인격체를 그리거나 특색있는 캐릭터를 강조해서 보여줄 수도 있다. 화장을 ‘위장’이라는 변주로서 곤충과의 비교를 시도하기도 하였는데, 화장이라는 얼굴을 덮는 매끈한 막이 곤충의 위장과 같은 것으로 사회 안에 이질감 없이 안착하기 위한 여성의 인공적인 위장작업이 자연에 동화되는 곤충의 위장과 같은 것이라고 해석해보기도 하였다. 또한 곤충의 하나인 사마귀, 혹은 동물과의 결합을 통해서 이러한 위장에 대한 전복을 해보기도 하였다. 우리가 가진 인간성에 대한 또 다른 해석을 제시해보고자 제안한 여성과 사마귀의 혼종(Hybrid)은 흔히 우리가 대입하고자 하는 여성성에 대한 스스로의 다른 견해를 보여준 예시이다.
학력
2009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양화 전공
201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학부 서양화 졸업
전시
개인
2018.11 백희갤러리 초대개인전 ‘변신(Transmogrify)’
단체
2018.8 아시아 호텔 아트 페어 2018
2018.7 아시아프 2018
2017.8 행화탕 ‘기획전’
2016.5 이화여자대학교 130주년 ECAF(Ewha Craft & Art Fair)
2016.5 이화여자대학교 ‘이 작품을 주목한다’
2013.8 서울예술고등학교 개교 60주년 기념 특별전 ‘예술 영원한 빛’
_작가노트
변신
이 순간, 색의 공간에는 존재들이 한켠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존재’들은 실재가 아닌 익명을 뜻하는 편리한 가칭일 뿐이다. 빨간여자, 푸른여자, 분홍여자 혹은 무어라고 부르든 별로 상관은 없다. 색들은 변신한 존재들을 그저 감싸고 있다. ‘색의 공간’은 존재들이 존재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얻어지는 공간이다. 공간 안에서 단지, 이 존재들은 스스로 왜 고립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고 알고싶다는 생각도 하지 못하고 있다.
눈, 코, 입, 얼굴.
기묘한 꼴라주로 조합된 존재들은 거듭된 생존방식을 토대로 진화를 거쳐 변신한 존재들이다. 마치 종의 진화가 사회의 진화를 불러온 것처럼 사회의 진화가 종의 진화를 불러온 것에 불과하다. 마구잡이로 변신한 것은 아니고 가장 알맞은 상태로 신중하게 그리고 천천히 변화해온 것이다. 인간성을 유지한 채로 더욱 붉게, 푸르게, 혹은 형상이 변하거나 뼈가 자라기도 한다. 이 존재의 상태를 박제로 전시하는 것은 변신한 존재를 여실히 여러분에게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붉은 여자야
무엇을 보고 있니
눈으로
입으로
얼굴로 마주치는
깜빡거리는 진실
꾸민 것은 본질이 아니라 허상일 뿐이다
허상이 커지면 커질수록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게 된다
펑
그리고 새로 태어난 존재.